나와 제주
나는 대한민국 제주도에서 태어났다.
제주라는 섬을 기억하면 너무나도 많은 추억들로
내 마음과 내 얼굴은 따듯하게 상기된다.
너무나도 따듯하던 추억들...
언제라도 달려가고싶은 고향
달려가 할머니 품에 안기고 싶은 섬
언제라도 손과 발을 걷어붙이고 바다로 달려들어 따던 보말들...
어찌나도 크던지...
그것들을 모아들고 집에돌아와 삶아 바늘로 하나하나씩 뽑아먹던 기억들...
제주도 돌담길... 그길을 걸으며 엿보았던 집들...
초가집 앞에 놓인 평화로운 평상...
그 평상에 앉아 먹던.. 보말들...
나의 온 기억들은 이제는 그것이 잊혀질까 아쉬어
더더욱 기억을 해내며 가슴속 깊숙히 담아놓으려고 한다..
그렇게 가슴 깊숙히 담다보니..
예전에는 모르고 지나갔던
제주의 잊혀져간 사라져간 기억들이 하나씩 영롱히 살아나 내 가슴을 파헤치며 들어온다.
돌담들 사이로 보이는 두려움에 떠는 눈동자들이 느껴지고,
그 돌담들을 행주치마에 담아 나르는 여인네들의 모습이 보여지고,
평화로운 평상에 널부러진 시체들,
바닷가 깊숙한 그곳에서 숨을 참으며 건저오르는 해녀들의 해삼물 속에서
항쟁으로 빠져죽은 유골들이 건져지고,
노랗게 펼쳐진 유채곳밭은 낭자하게 흐른 애국 열사들의 유혈로 만발하다.
제주가 고향이고
제주에 살면서
한번도 오르지 못한 한라봉
지금에서야 그 실마리를 풀어본다.
그곳에 발걸음을 하기엔...
너무나 힘겹게 발걸음을 했던 선조들이 있었기에..
의미없이 내딛는 나의 발걸음이
그들의 발걸음을 무의미하게 할까 두려워 미안해..
차마 들여놓치 못했던 나의 작은 발걸음..
이제는,
내 발을 내 딛으려한다.
참아 돌아오지 못하고 오르기만 했던 그 한라봉에
모든 넋을 위로하기위해
그 길을 가야한다.
내가 태어난 곳
내가 사랑하는 곳
내가 살아갈 곳..
제주..
제주는 나에게 피와 살을 물려주었고..
영혼과 정신을 물려주었다.
제주.....
제주.....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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